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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nderRail

Oldfield 교수와의 대화

2021. 2. 9.

 

- 아, NavCom으로 막 부르려던 참이었는데 딱 맞춰 와줬군. 

 

>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?

 

- 무엇보다도 이걸 말해주고 싶네. 음~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되려나? 자네가 해준 일에 대해 내가 얼마나 좋아죽겠는지 말이야. 과장이 아닐세. 자네가 합류하고 짧은 기간에 이루어낸 일들은 정말이지 놀랍거든.

 

> 고마운 말씀이네요 교수님.

 

- 천만에. 그럼 중요한 주제를 다루어야 겠군. 이... 원정대에 대해 할 말이 있네.

 

> 예전에 얘기 들려주셨는데요?

 

- 그랬지. 하지만 자네가 아직 듣지 못한 것들이 있어. 중요한 것이지. 비밀스러운 것들. 무전으로 못하고 이렇게 사적으로 이야기 하는것은 엄한 귓속에 흘러 들어가면 안되어서 거든.

 

> 알겠습니다. 일급 비밀이란 거군요.

 

- 그럴거라 믿어 의심치 않네. 내가 만약... 해적들한테 잡혀 감옥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될 줄 알았다면 자네에게 좀더 일찍 이야기 해 주었을거야. 하지만 당시엔 난 자네에 대해 잘 몰랐지. 어찌되었든 이걸 알고 있는건 Briggs 대장 뿐이고 만약.. 나에게 또 다시 끔찍한 일이 생긴다면, 그사람과 얘기해 보게.

 

(교수는 생수병에서 물을 한모금 마셨다)

 

- 지금까지 자네의 레무리안 유적 탐색은 장님 코끼리 더듬는 격이었지. 우리가 알고있는 정보 파편들과 자네가 직접 발견한것들을 맞춰가면서 말야. 그럼에도 지금까지 자네가 발굴해 낸 것들은 대단한 가치가 있어. 하지만 그보다 더욱 엄청난 가치를 가진것이 이곳에 있다네. 그것이 이 원정대의 진짜 목적이지. 그리고 이제부터 자네가 듣게 될걸세.

 

> 새겨 듣죠.

 

- 시작으로 말할것 같으면... 대략 2년 전에 문서를 하나 손에 넣었네. 구 세계 시절의 문서야. Albert Surr라는, NFT 소속 프론티어 연구소 국장이었던 사람의 서명이 있었네. 문서는 손상이 심했지만 가치있는 정보가 남아있었지.

 

- 구 세계는 죽어가고 있었어. 생명을 영위할 능력을 빠르게 상실하고 있었지. 초거대기업들은 각자 생존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는데, 이 문서에는 NFT의 방법이 적혀있었지. 수천명 이상이 생존하기에 충분한 거대한 인공 거주시설을 네개 만드는 거였네. 그중 두개는 문서의 손상이 심해서 아무런 정보를 찾지 못했지만 다른 두개는 남아있었어. 그 둘 중 하나의 거주시설이 바로 이곳일세. 당시에는 이름을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게되었지. 레무리아. 레무리아... 다른 하나는 호라이즌이라고 불린다네.

 

> 호라이즌? 그게 뭐죠?

 

- 원래 세계에서는 '하늘과 닿은 땅의 끝'이라는 의미지.  지금 사람들에게는 지식으로만 남겨진 말이지만, 지상에는 끝을 알수없는 무한한 공간이 머리 위에 펼쳐져 있다네. 눈으로는 다 담을수 없을만큼 거대하고 반짝이는 공허가.

 

(교수는 눈을 빛내며 미소를 지었다)

 

그 공간을 하늘이라 불렀는데, 땅과 하늘이 만나는 경계선을 지평선 - 호라이즌 이라 불렀어.

 

- 문서에는 그 위치가 나와있지 않지만, 그곳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단서가 있었어. 이동형 거주시설로 아주 먼곳까지 갈 수 있는 거대한 수송 기계에 대해 말야. NFT의 최종 목표는 네 곳의 거주지를 하나로 규합하려는 것이었네. 아주 멀리 떨어진 거주지들을 말야.

 

- 이 기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지만, ACoNR 이라 불리는 장치와 연관이 있다는 것 같아. ACoNR, Acorn, 어떻게 부르는 지는 어찌되었던 간에 이게 이동형 거주지 일지, 그 일부일지, 아니면 열쇠일지는 알 수 없지만 최고관리권한을 가지고 있고, 그 권한은 저 멀리 호라이즌을 넘어 네곳의 거주지에까지 이른다는 의미를 담고있네.

 

- 그리고 그 Acorn이.. 이곳 레무리아에 있다네.

 

- 난 바보가 아냐. 호라이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고, 애초 존재 했었는지도 알 수 없어. 어쩌면 레무리아와 같은 운명을 맞이했을지도... 하지만 레무리아는 실존했고, 이 기계도 마찬가지네. 만약 우리가 그 중 하나를 손에 넣는다면... 어쩌면 호라이즌을 넘어서 우리만의 새로운, 더 나은 세상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몰라.

 

(교수는 생수병에서 다시 물을 한모금 마셨다)

 

> 그건 굉장히..

 

- 환상적이지, 그렇지 않나?

 

> 그 말대로네요.

 

- 이제 자네가 알아 주었으면 하네. 왜 이것을 그토록 비밀에 부쳤는지... 만약 이 지역 근처의 세력들이 이곳에 잠들어있는것을 알게된다면, 우리와 경쟁할 충분한 동기가 될거야. 우린 이곳에서 이방인 이라네. 외딴곳에 홀로 나와있지. 코어시티 올리가치 같은 놈들과는 절대 이길 수 없어.

 

- 이제 자네도 우리의 최종 목적을 알게 되었네. 눈을 크게뜨고 살펴야 할걸세... 항상 그래왔지만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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